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 진단, 치료, 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을 증진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입니다.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 중 국민의 일상 체감도가 가장 높은 법이며, 역사적으로 수많은 갈등과 대타협을 거쳐 세계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는 '단일 건강보험 시스템'을 구축한 근간입니다.
1. 입법 배경 및 역사
1) 군사정권의 민심 수습과 의료보험법 제정
국민건강보험법의 전신은 1963년 제정된 ‘의료보험법’입니다. 당시 5·16 군사정변 이후 정당성을 확보하려던 군사정부가 민심 수습용으로 법을 만들었으나, 당시 한국의 경제 수준이 너무 낮아 강제 가입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원하는 사람(조합)만 가입하는' 임의적 제도로 출발하면서 약 13년간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으로 방치되었습니다(1963년).
2) 경제 성장과 전 국민 의료보험의 달성
1970년대 중화학공업 성장으로 경제 여력이 생기자, 정부는 1977년 5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의료보험을 최초로 강제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79년 공무원과 교직원, 1988년 농어촌 지역 주민으로 확대되었고, 1989년 도시 지역 주민까지 포함하며 제도 도입 12년 만에 '전 국민 의료보험 시대'를 열었습니다(1977년 ~ 1989년).
3) 국민건강보험법으로의 전문개정 및 '재정 통합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은 달성했으나, 관리는 수백 개의 독립된 '의료보험조합(직장조합, 지역조합 등)'이 각자 맡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합마다 재정 상태가 달라 보험료 차이가 심했고, 소득이 투명한 직장인과 불투명한 자영업자 간의 형평성 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1999년).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9년 기존 의료보험법을 전면 폐지하고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을 제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백 개 조합을 하나로 묶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출범했고(2000년 조직 통합, 2003년 재정 통합), 비로소 단일 보험자가 이끄는 지금의 형태가 완성되었습니다.
2. 국민건강보험법의 4대 핵심
1) 강제 가입
법이 정한 요건(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환자를 거부할 수 없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사람이나 돈이 많은 사람만 사보험으로 이탈해 국가 의료망이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2) 능력비례 부담과 동등한 혜택
일반 민간보험은 '질병 위험이 높은 사람'이나 '보장을 많이 받고 싶은 사람'이 보험료를 더 냅니다. 반면 건강보험은 소득과 재산이 많을수록 보험료를 많이 내고, 낼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적게 냅니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받는 의료 서비스 혜택은 보험료 납부 액수와 상관없이 모두가 똑같습니다.
3) 단일 보험자 체제
독일이나 미국(민간)처럼 여러 보험회사가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국가가 설립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유일한 보험자로서 전국민의 보험료를 거두고 관리합니다. 진료비가 적정하게 청구되었는지 심사하는 역할은 별도의 독립 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맡아 견제와 균형을 이룹니다.
4) 단기보험 성격
국민연금처럼 수십 년간 돈을 쌓아두었다가 나중에 받는 '장기보험'이 아니라, 그해 거둔 보험료 수입으로 그해 발생한 의료비를 지출하는 1년 단위의 단기보험입니다. 따라서 경기 변동이나 고령화 추세에 따라 재정 수지가 매우 민감하게 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