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소셜포커스] 복지 사각 몰린 ‘생계형‘ 근로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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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연금 기초급여 탈락자 무더기 속출
최저임금 이하여도 소득 간주해 대상 제외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저소득 중증장애인 소득보장제도가 여전히 뒷걸음질이다. 2020년 이후 장애인연금 기초급여 탈락자가 속출하면서다. 최저임금을 밑도는 것조차 소득으로 보고 지원대상에서 뺐다. 그러자 현실과 딴 판의 복지정책에 대한 원성이 또 터져나온다. 일할수록 되레 복지서비스와 멀어지는 왜곡된 구조란 지적이다.
8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은 지난해 33만4천810원보다 2.3% 오른 34만2천510원이다. 2024년 전국 소비자물가변동률(2.3%)을 반영했다. 여기에 부가급여를 더하면 최대 43만2천510원이다. 부가급여는 소득에 따라 3만~9만원으로 매긴다.
장애인연금은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의 소득 보장제도다. 장애로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생계를 돕는 취지다. 크게 기초급여와 부가급여로 나뉜다. 기초급여는 근로능력 상실 또는 현저한 감소로 줄어드는 소득을 보전해 주기 위해 지급한다. 소득보장 성격의 연금인 셈이다. 반면, 부가급여는 장애로 추가로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하는 급여다.
올해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기준 138만원이다. 월 소득이 이 기준 이하여야 기초급여를 받는다.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5년 최저임금은 시급 1만30원이다. 월급으로 치면 209만6천270원 정도다. 1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다.
그마저 기초급여 수급권자는 매년 감소세다. 이제 법정 수급률조차 지키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 통계를 보면, 연도별 장애인연금 수급률은 2020년 72.2%, 2021년 71.6%, 2022년 70.25%로 나타났다. 그러다 2023년 법정 기준인 70%선이 무너졌다. 장애인연금 수급권자 50만8천975명 중 35만5천94명(69.77%)만 혜택받았다. 현행 장애인연금법엔 ‘중증장애인 소득 하위 70%를 장애인연금 수급 대상자로 정한다’고 돼 있다. 나머지 15만3천881명은 제외됐다. 당시 선정기준액 이상 벌어들인 게 화근이었다. 한 달에 122만원 이상 벌어 지원대상에서 빠졌다.
이런 식의 기초급여 탈락자도 이미 15만명을 넘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4만4천417명, 2021년 14만7천292명, 2022년 15만3천371명, 2023년 15만3천881명, 2024년 15만5천589명이다.
장애인 소득보장제도 비판여론이 들끓는 이유다. 사고로 한 쪽 눈을 실명한 A(54)씨는 “병원에 가도 비급여가 많아 기초수급비로는 도저히 감당 못해 별수 없이 아침 일찍 장애인 스쿠터를 타고 40분씩 걸려 일을 나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기초수급비를 비롯한 모든 혜택이 끊겼다”며 “생계를 위해 일은 해야 하고 몸은 따라주지 않고 기초수급마저 끊겨버리니 정말 살아갈 의욕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지체장애인 B씨는 “일 할수록 오히려 손해만 보는 이런 장애인 지원 시스템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겠냐”며 “말로만 복지국가니 선진국이니 떠들게 아니라 장애인 복지서비스 실태부터 제대로 파악해 원초적 불평등부터 해소해 달라”고 꼬집었다.
장애계도 소득보장 불균형을 강하게 성토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관계자는 “먹고 살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하는 것까지 소득인정액에 포함시켜 기초급여 지원을 중단하는 건 쥐꼬리 만한 기초급여로 생존을 강요하는 꼴”이라며 “장애인 스스로 일을 통해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 그것을 소비하면서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생산적 시민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주문했다.
이에 관계당국은 단계적 개선을 강조하며 즉답을 피했다. 복지부 장애인자립지원과 관계자는 “장애인연금 기초급여 산정기준은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정하는 만큼 실제와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미비한 부분은 각계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장애인연금을 비롯한 소득보장제도가 장애인 분들의 실질적 생활 안정에 도움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s://www.social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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