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 및 복지정치학(Social Welfare Politics)에서 패권 다툼(Hegemonic Struggle)은 사회적 자원의 배분, 복지 제도의 성격, 그리고 국가와 시장·시민 간의 관계를 둘러싸고 다양한 사회적 세력(계급, 정치 집단, 시민사회, 자본 등)이 주도권과 사회적 동의를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이데올로기적·정치적 경합 과정을 의미합니다.
1. 패권 다툼의 이론적 배경과 개념적 정의
1)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의 헤게모니 이론
패권(Hegemony) 개념의 핵심은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권력 이론에 기반합니다. 그람시는 지배 계급이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 강제(Coercion) : 경찰, 군대, 법 등 국가의 물리적 기구를 통한 통제 (강제적 지배)
- 동의(Consent) : 문화, 교육, 언론, 복지 제도 등을 통해 피지배 계급이 지배 질서를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과정 (헤게모니)
따라서 패권 다툼이란 단순히 법을 만들거나 정권을 잡는 물리적 권력 투쟁에 그치지 않고, 대중의 상식(Common Sense)과 가치관을 어느 집단의 이데올로기로 채울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문화적·담론적 투쟁'입니다.
2) 사회복지학에서의 패권 다툼
사회복지 정책은 단순한 시혜나 중립적인 행정 제도가 아니라, 시대적 패권 다툼의 결과물입니다. 복지 제도는 특정한 이념적 기반 위에서 설계되며, 어떤 프레임이 헤게모니를 쥐느냐에 따라 국가의 형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사회권으로서의 복지 (보편주의 패권) : 복지는 모든 시민의 기본적 권리이며, 시장의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담론.
- 잔여적·시장 중심 복지 (신자유주의 패권) : 복지는 시장 메커니즘을 저해하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므로, 최하위계층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시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담론.
2. 복지 영역에서 패권 다툼이 일어나는 주요 차원
1) 담론과 프레임 형성 (Discursive Struggle)
복지 대상자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싸움입니다. 예컨대 '복지 수혜자'를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세금을 축내는 의존적 집단'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정책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 진지전(War of Position)
단번의 혁명(단판승부)이 아니라, 언론, 학계, 시민단체, 노동조합, 정당 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진지(Institutions)'에서 지속해서 자기 세력의 논리를 확산시키는 장기적인 투쟁입니다.
3) 역사적 블록(Historical Bloc)의 형성
특정 복지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정치 세력, 자본가 집단, 노동자층, 중산층 등이 결합하여 특정한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예: 스웨덴의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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