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살리비(Dennis Saleebey, 1936~2014)는 미국 캔자스 대학교(University of Kansas) 사회복지대학원의 교수였으며, 현대 사회복지 실천론의 가장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강점 관점(Strengths Perspective)의 대부이자 개척자'입니다.
바바라 솔로몬이 '임파워먼트(역량강화)'라는 목적지를 보여주었다면, 데니스 살리비는 그 목적지까지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천 철학과 지침인 강점 관점을 집대성하여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는 클라이언트를 '문제가 가득한 병리적 존재'로 사정(Assessment)하던 기존 복지계의 패러다임을 '무한한 잠재력과 회복탄력성을 지닌 존재'로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1. 데니스 살리비의 강점 관점 5대 원칙
살리비는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 뼈에 새겨야 할 5가지 실천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1) 모든 개인, 그룹, 가족, 지역사회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상황이 열악하고 파괴된 것처럼 보이는 클라이언트라 할지라도, 그 안에는 반드시 살아남기 위해 발휘해 온 기술, 능력, 지식, 자원이 존재합니다. 복지사의 역할은 이를 찾아내어 확충하는 것입니다.
2) 외상, 학대, 질병, 재앙은 고통을 주지만, 동시에 '기회와 도전'이 될 수 있다
상처를 입은 클라이언트는 단순히 무력한 '피해자'가 아닙니다. 그 고통스러운 역경을 견뎌내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발휘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있으며, 이는 삶을 변화시킬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3) 인간의 성장과 변화 가능성은 그 한계를 알 수 없다
살리비는 클라이언트의 진단명(예: 알코올 의존증, 조현병 등)이 그 사람의 미래를 규정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인간의 잠재력은 독단적인 전문가의 진단으로 제한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합니다.
4) 우리는 클라이언트를 '독점적 전문가'로서 존중하며 협력해야 한다
복지사가 클라이언트의 삶을 대신 정의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클라이언트 자신(소비자)이며, 복지사는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적 파트너십을 맺어야 합니다.
5)모든 환경에는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가득하다
겉보기에는 척박해 보이는 지역사회나 가족 안에도 척도나 설문지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비공식적 자원, 온정, 상호부조의 가능성이 숨어 있습니다.
2. 살리비의 'CPR' 가이드라인
살리비는 클라이언트의 강점을 사정할 때 다음 세 가지 단어를 기억하라고 요약했습니다. 심폐소생술(CPR)처럼 죽어가는 클라이언트의 실존적 주체성을 살려내는 핵심 요소입니다.
1) C (Competence / 능력) :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재능과 강점을 가졌는지 발굴합니다.
2) P (Potential / 잠재력) : 현재는 가려져 있지만 앞으로 환경적 인프라가 확충되면 발휘될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을 뜻합니다.
3) R (Resilience / 회복탄력성) : 모순과 부조리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삶을 지탱해 온 내면의 힘을 의미합니다.
데니스 살리비의 '강점 관점'은 앞서 다룬 리 크론바흐나 도널드 캠벨의 실증주의적 '개념 타당도' 검증 흐름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집니다. 질적이고 주관적인 클라이언트의 '이야기(Narrative)'와 내면의 힘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복지학은 이 두 거장들의 흐름을 조화롭게 통합하여, 살리비가 말한 '강점과 회복탄력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계량화된 척도로 정확히 측정(개념 타당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임파워먼트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입증(근거기반실천)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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