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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사바티어 인물

상세 설명

폴 사바티어(Paul A. Sabatier, 1944~2013)는 현대 정책학 및 행정학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세계적인 거목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UC Davis)의 교수로 평생 연구에 매진했으며, 앞서 이야기한 '옹호 연합 모형(ACF)'을 탄생시킨 주인공입니다.
그는 기존의 정책학이 가진 한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1. 사바티어가 바꾼 정책학의 패러다임
사바티어가 등장하기 전까지 정책학계는 정책이 '의제 설정 → 정책 결정 → 정책 집행 → 평가'의 순서로 예쁘게 흘러간다는 '정책 과정 단계 모형(Stages Heuristic)'에 갇혀 있었습니다.
사바티어는 이 기존 이론을 향해 "현실 정치는 이렇게 깔끔하게 단계별로 굴러가지 않는다! 지나치게 단순하고 인과관계도 불분명하다"라며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복잡한 정책 갈등을 설명하기 위해 젠키스-스미스와 손을 잡고 '옹호 연합 모형(ACF)'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2. 사바티어가 강조한 3가지 핵심 철학
사바티어의 연구들을 관통하는 핵심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최소 10년 이상을 보라 : 정책의 수립부터 집행,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한 변화와 학습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기적인 분석으로는 불가능하며, 최소 10년~15년의 장기적인 타임라인을 두고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 하향식과 상향식의 조화 : 정책학계의 오랜 논쟁이었던 "정부 최고위층이 시키는 대로 집행된다(하향식)"는 시각과 "현장 공무원과 시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상향식)"는 시각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 신념과 과학적 사실의 충돌 : 정치적 행위자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과학적 데이터나 정보를 어떻게 인용하고, 때로는 어떻게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정치적 학습)하는지 날카롭게 포착했습니다.
3. 그의 또 다른 유산
사바티어 교수는 본인의 이론인 ACF 외에도, 정책학 전체의 발전을 위해 엄청난 기여를 했습니다. 그가 편집하고 저술한 《Theories of the Policy Process (정책과정의 이론들)》라는 책은 전 세계 정책학 대학원생들의 필수 교과서이자 바이블로 통합니다.
이 책은 ACF뿐만 아니라 단절균형 모형(PET), 단체 흐름 모형(MSF) 등 현대 정책학의 주요 이론들을 집대성한 명저로, 사바티어가 타계한 이후에도 후배 학자들에 의해 개정판이 꾸준히 나오며 정책학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