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부족 핑계 대는 대전시, 장애인 주간이용시설을 고사시키려는가
지역사회 안에서 중증 장애인이 일상을 누리고, 그 가족이 돌봄의 무게를 덜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보루는 바로 '장애인 주간이용시설(구 주간보호센터)'이다. 그러나 현재 대전광역시의 장애인 주간이용시설 현장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인력난과 열악한 재정 구조, 그리고 대전시의 무책임한 행정이 맞물려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매번 "예산이 부족하다"는 타령만 되풀이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진정한 위기는 예산의 액수보다 대전시의 미흡한 복지 정책 방향과 행정의 우선순위 부재에 있다.
1. 핑계에 불과한 '예산 부족'과 현실을 외면한 보조금 체계
대전시 장애인 복지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기본 운영비 및 보조금 지원 체계의 현실화 미비이다.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대전시의 장애인 주간이용시설 1인당 지원금 및 운영 보조금 수준은 지극히 미흡하다. 시설당 인건비와 소수의 사업비만 겨우 지원될 뿐, 중증 장애인 개별 케어에 필요한 추가 인력 보충이나 시설 유지비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대전시는 최근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장애인복지시설 신규 지원 중단을 전격 통보하거나 보조금 지급 기준을 동결·축소하여 지역 복지 현장의 거센 반발을 샀다. 행정이 스스로 세운 지원 체계조차 상황에 따라 뒤흔들면서, 현장의 시설들은 수시로 재정적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대전시가 외치는 '예산 부족'은 복지 의지 부족을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2. 1인당 교사 비율과 전문 인력 부족… 안전 위협받는 돌봄 현장
주간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장애인은 고도의 돌봄이 필요한 중증·발달장애인이다. 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서는 적정 인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전시의 예산 지원 부족으로 인해 시설 현장은 늘 '인력난'에 허덕인다.
사회복지사 1명이 케어해야 하는 장애인 수가 과도하게 많다 보니 현장 종사자들은 피로와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이용 장애인의 안전 문제와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진다.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와 낮은 임금 구조는 전문 인력이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는다. 대전시가 진정으로 장애인 인권을 생각한다면 인력 배치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먼저 마련했어야 한다.
3. 거꾸로 가는 대전시 복지 정책… '탈시설'과 '지역사회 돌봄'의 허구성
정부와 지자체는 입만 열면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주'와 '탈시설 정책'을 강조한다. 장애인이 시설에 격리되지 않고 지역사회 내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간이용시설 같은 지역 거점 복지 인프라가 대폭 확충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전시의 실제 정책 방향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기존 시설에 대한 재정 지원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축소되고 있고, 늘어나는 대기자 수를 감당할 신규 시설 인프라 확장에는 미온적이다.
이러한 정책적 불일치는 결국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전시에 묻고 싶다. 주간이용시설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장애인이 살기 좋은 대전'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4. 대전시는 근본적인 정책 전환과 예산 재배정에 나서야 한다
장애인 주간이용시설의 운영난은 단순히 '돈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단기적인 예산 절감에만 매몰된 대전시 행정의 정책적 파산이다.
대전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 장애인 주간이용시설 운영 보조금 및 현실적인 인건비 지원 체계 재정비
- 중증 장애인 케어를 위한 1인당 종사자 비율 개선 예산 우선 반영
- 신규 복지시설 지원 중단 방침 철회 및 장기적인 지역 돌봄 체계 구축
예산은 한정되어 있을지언정, 행정의 우선순위는 조정할 수 있다. 대전시는 더 이상 '예산 부족'이라는 구태의연한 변명 뒤에 숨지 말고, 지역 내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