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뜨거운 여름, 집에서 뜨개질만 하던 은혜씨가
양평 문호리리버마켓의 인기 셀러로 거듭난다
“예쁘게 그려주세요”
“원래 예쁜데요 뭘~”
예쁜 얼굴도 안 예쁘게 그려주는 은혜씨 앞에
4천 명의 사람들이 환하게 웃음 짓는다(씨네21 中).
영화 '니얼굴(Please Make Me Look Pretty, 2020)'은 발달장애(다운증후군)를 가진 정은혜 작가의 캐리커처 아티스트로서의 성장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장애 관련 영화가 가진 무거운 분위기를 탈피하고, 장애인 복지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복지적 관점]
1. 자립과 사회 참여 촉진 (Emphasizing Independence and Social Participation)
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복지적 관점은 발달장애인이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닌, 적극적인 사회 구성원이자 주체로 서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 직업을 통한 자립 : 주인공 은혜 씨는 집에서만 지내던 '백수' 생활을 벗어나 미술 학원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문호리 리버마켓의 인기 캐리커처 작가 '니얼굴'로 거듭난다. 이는 장애인이 자신의 능력과 개성을 통해 사회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자립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 예술을 통한 소통 및 관계 확장 : 그림 그리기라는 창의적 활동은 은혜 씨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된다. 캐리커처 작업을 통해 손님들과 교류하고, 마켓의 다른 판매자들과 친구가 되면서 사회적 고립을 탈피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존재의 당당함과 자존감 : 영화는 은혜 씨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당당함,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자존감을 갖게 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이는 장애인 복지가 단순히 물질적 지원을 넘어, 개인의 자존감과 정서적 만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2. 인식 개선 및 사회적 포용 (Raising Awareness and Social Inclusion)
영화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시각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
- '장애'가 아닌 '사람' 자체에 초점 : 서동일 감독은 기존 장애 관련 다큐멘터리가 흔히 다루던 '장애로 인한 고통'이나 '가족의 어려움'보다는, 은혜 씨의 유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일상과 예술가로서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관객들은 은혜 씨를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 아닌,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한 인격체'로 인식하게 된다.
- 다양성의 가치 강조 : 은혜 씨의 캐리커처는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예쁘게 그려주세요"라는 손님에게 "이미 예뻐요"라고 답하는 은혜 씨의 태도는 세상의 모든 얼굴과 개성이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포용하고 차별적인 시선을 거두어야 함을 강조한다.
3. 가족 지원 및 주체적 양육 (Support for Families and Subjective Parenting)
영화에는 어머니이자 프로듀서인 장차현실 작가의 역할도 중요하게 나타난다.
- 자녀의 잠재력 발견 및 지원 : 어머니는 은혜 씨의 그림 재능을 발견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리버마켓 참여를 돕는다. 이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를 과잉보호하거나 사회로부터 격리하기보다, 잠재력을 발견하고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복지적 과제를 제시한다.
- 부모의 변화와 성찰 : 영화는 어머니가 딸의 독립적인 활동을 지켜보며 자신이 '좋은 엄마'인 척했을 뿐임을 깨닫는 장면 등을 통해, 장애인 가족에 대한 지원 역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주체성과 변화를 전제로 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니얼굴>은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자기 계발과 예술을 통한 사회 통합의 가능성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장애인 복지가 지향해야 할 자립과 포용이라는 가치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영화다.